인모스트투자자문 장재창대표

9월 8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0%로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권에 머물러 있었다. 하루 전 브렌트유는 배럴당 97달러였고, 시장에서는 9월이 최악의 한 달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쏟아졌다.
그런데 미국 주가 지수는 사상 최고치 근처를 떠나지 않았고, 엔비디아는 여전히 공급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그사이 원/달러 환율은 두 달여 만에 고점 대비 13% 넘게 내려갔다. 미국 주식에 투자한 계좌에서는 달러로 오른 종목마저 원화로는 손실이 찍혔다.
9월은 정말 최악의 달인가. 흔들리는 지수 아래에서 시장을 이끄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원화가 오른 지금, 달러 자산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실마리는 먼저, 빚을 진 미국 정부가 금리와 돈의 흐름을 다루는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호는 그 방식이 바꿔 놓은 시장의 틀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달력은 계절을 알려 줄 뿐, 올해 가을의 무게는 연준과 재무부, 그리고 유가가 정한다."
"10년물 4.80%는 우리가 위기로 보는 5.0% 바로 아래, 밴드의 최상단이다.”
지난 한 달은 7월의 급락에 비하면 조용했다.
반등도 나왔지만 9월이 걱정된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그 걱정의 한가운데에는 시장을 누르는 두 숫자인 금리와 유가가 있다. 9월 8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0%로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권이었다. 5.0%를 위기의 금리로 보는 기준에서 4.80%는 10년물 금리 밴드(등락 범위)의 최상단이며, 이 수준에서는 채권을 매수하겠다는 월가 기관도 많다.
브렌트유는 9월 7일 배럴당 97달러였다. 미국 가계에 휘발유는 생필품이어서, 유가는 인플레이션을 부르는 동시에 나쁜 경기를 체감하게 만든다. 이란과 미국의 상황을 보면 유가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쟁이 멈추면 80달러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을 만큼 시나리오의 폭이 크다.
8월 고용은 16만 2,000명 늘어 예상치 5만 6,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9월 8일 기준으로 9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의 금리 인상 확률은 약 60%까지 반영되어 있었다.
떠받치는 숫자도 만만치 않았다. 9월 8일 종가 기준 S&P 500은 7,674로 사상 최고치 근처에 있었고, 엔비디아·델·브로드컴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서버 실적의 호조를 확인했다. 코스피는 6,955, 원/달러 환율은 1,345.6원으로 7월 2일 고점보다 약 13.5% 낮았다. 숫자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혼조다.
“평균 -1.17%를 끌어내린 것은 1931년 9월의 -29.6%였다.”
혼조 속에서 걱정의 근거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달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집계로 1928년 이후 S&P 500의 9월 평균 수익률은 -1.17%로, 평균이 마이너스인 유일한 달이다. 상승 확률은 44%로 동전 던지기보다 낮다. 역사상 최악의 40개월 가운데 9개가 9월이었고, 지난 5년 중에는 네 번 하락했다.
원인을 따라가 보면 수급과 유동성에 닿는다. 9~10월에는 국채 공급이 늘어 시장의 유동성이 귀해진다. 9월 30일 연방 회계연도 말과 10월 31일 뮤추얼펀드 회계연도 말이 이어지고, 실적 공백기의 자사주 블랙아웃 기간에는 가장 안정적인 매수 주체가 사라진다. 변동성지수(Volatility Index, VIX)와 장기금리가 9~10월에 계절적으로 올라 온 배경이다. 휴가 뒤의 포지션 정리와 '9월은 나쁘다'는 믿음이 부르는 선제 매도도 힘을 보탠다. 올해는 그 수급의 계절에 금리와 유가의 압력까지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