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스트투자자문 장재창대표

지난 7월, 한국 시장은 한 달 만에 32.6% 하락했다. 코스피는 8,303에서 5,594까지 밀렸고, 7월 평균 일중 변동폭은 468포인트에 달했으며, 공포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서킷브레이커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발동됐다. 그사이 7억 원을 레버리지로 투자해 2억 원이 남았다는 이야기, 아파트 중도금과 결혼 자금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런데 이들이 산 것은 부실한 자산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가장 믿음직하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판단이 틀리지 않았는데 계좌는 왜 무너졌는가. 모두가 같은 확신에 이르렀을 때 시장은 왜 어김없이 반대로 움직이는가. 태평양 건너 한 헤지펀드의 붕괴는 어떻게 한국의 계좌까지 흔들었는가. 답은 자산의 질보다 랠리를 쌓아 올린 자금의 구조에 있다. 이번 호는 그 구조를 따라가 보려고 한다.
***"모두가 동일한 생각에 이르렀을 때, 시장은 어김없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꼬리가 몸통보다 커지면, 흔드는 쪽과 흔들리는 쪽이 뒤바뀐다.”
2026년 7월은 파생이 현물을 지배한 전형적인 왝더독(Wag the Dog) 장세였다. '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표현에서 온 이 말은 본래 주가 되어야 할 실물(현물) 시장을 파생 시장이 거꾸로 뒤흔들 때 사용된다.
지난 7월 한국 시장의 변동폭은 최고 수준이었고, 한 달 하락률은 -32.6%, 두 달을 합치면 40%대에 이르렀으며 공포 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에 걸쳐 나타날 법한 하락이 단 한 달에 압축된 강도였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옵션 등 파생 시장에 유입된 자금, 그리고 일종의 레버리지인 신용융자까지 지나치게 커져 몸통인 현물 시장을 흔들 만큼 비대해진 것이 원인이다. 본래 '파생'이라는 말 자체가 실물 시장에서 파생되었다는 뜻인데도, 파생이 거꾸로 실물을 흔드는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과거 대형 하락에서도 부채 지표는 선행했다. 상승을 밀어 올린 레버리지는 방향이 바뀌는 순간 같은 힘으로 하락을 가속한다. 이번 복기의 출발점은 바로 이 구조다.

"레버리지는 확신에 속도를 더할 뿐, 그 확신을 지켜 주지는 않는다.”
이번 랠리는 빌린 돈이 유입된 강도와 속도에 힘입어 급하게 만들어졌다. 말 그대로 빚이 쌓아 올린 랠리였다.
마진 부채로 집계되는 잔고만 6월 말 기준 약 1조 5,30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이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