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스트투자자문 장재창대표

7월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AI 테마 강세가 교차하며 결과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월초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통과와 7월 9일 관세 유예 시한을 앞둔 투자심리 관망세, 그리고 IT·커뮤니케이션 업종의 초반 조정으로 혼조 출발한 시장은, 엔비디아 시총 4조 달러 돌파와 AI 관련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점차 상승 모멘텀을 구축했다. 특히 브라질, 베트남, 일본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이 연일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를 협상용 카드로 해석하며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전략에 베팅했다. 실제로 일본·EU와의 무역 합의가 연이어 타결되면서 관세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었다. 여기에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AI 투자 확대와 클라우드 성장을 바탕으로 시장 기대를 상회하면서, S&P500과 나스닥은 월말까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시장은 미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AI 기술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 버블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있다 판단된다. 킨들버거-민스키 모델에 따르면 향후 1-2년간 이러한 구조적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신용 매수 비율 44% 등 객관적 지표들이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하고 있다. 금번 Advisor Letter에서는 이러한 시장환경에 어떻게 선별적 접근을 할지에 더불어, 적절한 리스크 관리 체계까지 다루고자 한다.

♦️하반기 성공투자전략

1) 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1) 재정정책 시대의 개막: 통화에서 재정으로

"코로나19 이후 시장의 주도권이 연준에서 백악관으로 완전히 이동했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7-8조 달러 재정지출이 연준의 3년간 통화 공급량을 1년 만에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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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정책 주도권의 근본적 이동이다. 과거 수십 년간 시장을 좌우했던 연준의 통화정책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대신 재정정책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을 돌아봐야 한다. 과거 금융위기 때 연준이 3-4조 달러를 찍어내는 것이 엄청난 일이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연준이 3년간 공급한 규모를 초과하는 7-8조 달러를 단 1년 만에 재정지출로 집행했다. 이는 소요 추정량 대비 80배에 달하는 과다 지출로, 미국 국가부채의 수직적 상승을 초래했다.

이 변화의 의미는 단순히 돈을 많이 풀었다는 것을 넘어선다. 시장을 움직이는 주도권 자체가 바뀐 것이다. 과거에는 제롬 파월의 한 마디가 시장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트럼프의 주말 트위터 한 줄이 월요일 시장을 결정한다. 연준의장은 조연으로 밀려났고, 백악관이 주연으로 올라섰다.

이는 단순한 정책 믹스의 변화가 아니라 통화정책의 시대에서 재정정책의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케인즈주의가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 분석에 있어서도 금리와 통화정책 중심에서 재정지출과 정치적 결정 중심으로의 접근법 전환이 불가피한 이유다.

(2) 트럼프 정책의 시장 지배력 확대

"엔비디아 중국 매출 15% 특별세, 애플의 1천억 달러 투자 압박, 특허 수수료 10배 인상 등 전례 없는 '글로벌 강탈' 방식의 정책이 시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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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해하려면 그의 정치적 뇌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트럼프는 역사상 최고의 파퓰리스트 중 한 명으로, 앤드류 잭슨과 비교될 정도다. 그의 모든 정책은 경제적 합리성보다는 지지층에 대한 가시적 성과 제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인 정책 사례들을 보면 그 파급력과 의도가 명확해진다. 엔비디아에 대한 중국 매출 15% 특별세 부과는 기존에 없던 세금을 신설한 것이다. 애플에 대해서는 1천억 달러 미국 내 제조업 투자를 압박했는데, 이는 팀 쿡이 백악관을 찾아가 약속할 정도의 강압적 수준이었다.

특허 수수료 정책 변화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260년간 유지해온 정액 수수료 체계를 비례 수수료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법안이 실제 시행된다면 한국 기업이 보유한 미국 특허 23,000건에 대한 연간 수수료가 3,750억 원에서 3조 7,500억 원으로 10배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하워드 러트닉이 공언한 대로 "특허 관련 수수료만으로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발상의 현실화다.

케이토 연구소의 스콧 린시컴은 이를 두고 **“의심할 여지 없는 글로벌 강탈"**이라고 표현했다. 전통적인 경제학 관점에서는 설명되지 않지만, 파퓰리즘 정치학 관점에서는 완벽하게 합리적인 정책들이다. 트럼프에게 있어 이러한 정책들은 자신을 지지해준 층에게 "내가 약속을 지켰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