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스트투자자문 장재창대표
지난 한 달 주식시장은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 외에도 위축된 소비자 심리 지수와 둔화 속도가 느려진 물가 지표, 불확실한 관세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이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주었다. 발표를 앞둔 경제 지표와 정책 변수들, 그리고 3월 FOMC 등 다양한 이슈가 예정된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시장 속에서 어떤 투자 기준을 가져가야 할 지 알아가보도록 하자.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TS Lombard 리서치는 시장 하락의 원인으로 ‘경기 침체 공포’를 지목했다… 데이터에는 소프트 데이터(Soft data)와 하드 데이터(Hard data)가 있다… 한쪽의 데이터를 과하게 신뢰하기 보다는 양쪽을 신중하게 참고하여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지난 한 달 미국 증시는 악화된 심리 지표와 불안정한 정책 환경으로 인해 지난 저점 이하의 수준까지 하락 조정이 이어졌다. S&P 500 기준으로 작년 8월의 엔케리 트레이드 공포로 인한 조정(블랙먼데이) 이후로 가장 큰 폭의 조정 수준이다. S&P글로벌의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윌리엄슨은 ‘올해 초 미국 기업 사이에서 보였던 낙관적인 분위기는 모두 사라졌다’고 표현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TS Lombard 리서치는 시장 하락의 원인으로 ‘경기 침체 공포’를 지목했다. 경기의 활력 및 미래를 전망하는 지표 중 하나인 NFIB 소기업 낙관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 최고 105 수준까지 높아지며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를 보였으나, 최근 100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3개월 평균 신용카드 대출 수준(리볼빙)은 24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며 최근에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향후 경제적 어려움을 예상하고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반적 소비자 신용 수준은 과거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아직 높다고 평가되나, 소비자들은 향후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다수의 월가 하우스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관세 정책의 변화 등이 향후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며 우려를 더하고 있다.
데이터에는 소프트 데이터(Soft data)와 하드 데이터(Hard data)가 있다. 소프트 데이터는 미시간 소비자 신뢰 지수와 같이 주로 설문조사를 통해 발표되는 심리 지수이다. 하드 데이터는 제조업PMI 지수와 같이 경제 활동을 기반으로 정확한 숫자 통계를 활용해 수치화한 지수이다. 현재 소프트 데이터는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는 반면, 하드 데이터는 여전히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한쪽의 데이터를 과하게 신뢰하기 보다는 양쪽을 신중하게 참고하여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시장에 대한 타당한 분석을 하고자 한다면 매크로적 변화에 기준을 두고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자산 시장의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S&P 500 지수는 1964년 이후 10% 이상의 조정을 27번 겪었으며, 이 중에서 22번은 매크로 지표와 연관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침체와 시장에 대한 타당한 분석을 하고자 한다면 매크로적 변화를 기준에 두고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자산 시장의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장을 움직이는 대표적인 매크로 지표는 3가지로 경기, 물가, 금리가 있다. 해당 요인들은 복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흐름으로 작동한다. 경기에 영향을 주는 주체에는 정부, 기업, 가계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부양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정부로, 팬데믹 전후부터 지금까지 글로벌적으로 정부가 경기를 부양해왔고 이는 아직까지 유효한 상황이다.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시장에 여러 상황을 초래한다. 물가의 상승이 과도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소비 심리 악화를 가져오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물가는 과거 9~10%의 물가 상승 고점에서 하락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금리의 상승은 대다수의 경기침체 및 시장 조정으로 이어질 만큼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현재 글로벌은 국가별 속도 및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다수가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일부 양호한 상황이다.
시장 내 작지만 강한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인도 있다. 모멘텀, 사이클, 밸류에이션으로 시장의 등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투자 결정 시 고려해야 한다. 모멘텀은 반복되는 사이클 속에서 발생하게 되는 새로운 파급력(이슈)으로 특정 자산이 장기적인 호황에 진입하고 있는지 식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클은 계절적 변동처럼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성격을 지닌다. 특히 반도체 섹터는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스마트폰 판매 주기 등에 따라 실적의 등락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밸류에이션은 자산의 본질 가치와 현재 가격의 차이를 판단하는 것으로, 자산의 가격은 장기적으로 창출하는 가치(실적)에 수렴하기 때문에 이를 염두해두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