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모스트투자자문 장재창대표
1월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TSMC발 실적 훈풍이라는 강력한 'AI 펀더멘털 모멘텀'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부동산·방산 섹터를 겨냥한 파격적인 '규제 리스크(Regulatory Risk)'와 파월 의장 교체 압박이 맞물려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며 변동성을 확대했다. 특히 월말 매파적 성향의 케빈 워시 지명은 '통화 정책 불확실성'을 정점으로 끌어올려 대형주 랠리의 발목을 잡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러셀 2000 등 중소형주로의 '순환매(Rotation)'가 나타나는 등 시장은 실적 호조와 정책 경계감 사이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탐색하는 과도기적 양상을 보였다.
2월 시장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천문학적 AI 투자 발표가 촉발한 'Capex 쇼크'와 고도화된 AI가 기존 소프트웨어(SaaS) 및 금융 산업의 해자(Moat)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AI 공포(Phobia)'가 맞물려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시장 환경으로 인해, 본 레터에서는 현재의 변동성을 야기하는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고, 시장 주도권의 확장 흐름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포트폴리오 전략과 흔들리지 않는 투자 마인드셋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강세장일수록 조정은 더 크고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는 시장 붕괴가 아닌 필연적인 성장통이다.”

2026년 2월 현재, 시장은 초대형주들조차 하루에 5%에서 10%씩 급등락하는 유례없는 변동성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30년 이상 시장을 지켜본 전문가들조차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들이 이토록 가볍게 움직이는 장세는 처음 경험한다고 토로할 만큼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필연적으로 공포감을 심어주며, 방향성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현재의 변동성을 시장 붕괴의 전조가 아닌, 강력한 강세장의 자연스러운 이면으로 이해해야 한다. 한국 증시 역사상 1985년~1989년 지수가 140에서 560까지 4배(시작점 기준 8배) 올랐던 첫 번째 강세장, 2004년~2007년 지수가 450에서 2,000포인트를 돌파하며 4배 이상 상승했던 두 번째 강세장에 이어, 지금은 세 번째 대형 강세장이 진행 중이다.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지수가 급격히 레벨업 하는 구간에서는 연간 10% 이상의 하락 조정(MDD)이 평균적으로 두 번씩 찾아왔다. 작년 한 해 코스피가 80% 가까이 상승했던 저력을 상기한다면, 지금의 등락은 많이 오른 시장이 겪어야 할 필연적인 성장통이자 거친 호흡일 뿐이다.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알고리즘 펀드와 마진콜의 연쇄 작용이 시장의 급등락을 유발하고 있다.”

강세장의 자연스러운 조정 심리에 기름을 붓는 것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기계적인 수급 요인이다. 특히 CTA(Commodity Trading Advisor)로 불리는 알고리즘 펀드는 원자재나 파생상품의 추세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매를 수행하는데, 이것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이 되고 있다. 최근 은(Silver) 가격이 폭락했던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은 가격 급락으로 펀드 내에서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 요구)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은을 파는 것이 아니라 당장 팔기 쉽고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자산을 무차별적으로 매도하여 현금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 주식시장은 거래 시스템이 투명하고 매도가 용이하여, 글로벌 자금의 마진콜 발생 시 가장 먼저 현금화되는 '인출기' 역할을 하곤 한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미국이 40% 하락할 때 한국이 65%나 폭락했던 이유, 그리고 최근 코스피가 특별한 악재 없이 5% 급락했던 현상은 모두 이러한 알고리즘 펀드의 기계적인 연쇄 청산 작용 때문이었다. 이는 기업 가치와 무관한 수급 충격이므로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