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모스트투자자문 장재창대표
12월 미국 주식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단기국채 매입이라는 유동성 완화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AI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번갈아 시장을 흔든 한 달이었다. 월 초 비트코인 급락과 일본은행의 긴축 전환 기대가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고, 월 중순에는 오라클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 결렬 소식이 더해지며 기술주 전반에 회의론이 커졌다. 이후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2.7%를 기록하고 마이크론이 견조한 AI 수요를 확인해 주면서 반도체와 기술주 중심으로 심리가 회복됐지만, 연말로 갈수록 얇은 거래 속에서 금리 정책과 AI 실적 뉴스가 번갈아 등장하며 단기 변동성이 반복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처럼 지난달 시장이 유동성과 AI 인프라에 대한 기대와 의심 사이에서 크게 흔들렸다면, 새해 첫 월간 레터에서는 단기 이벤트에서 한 걸음 물러나 보다 큰 틀에서 올해 시장을 바라보고자 한다. 2026년을 관통할 키워드는 세계화·신자유주의 이후 부상하고 있는 국가자본주의이며,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떤 구조적 사이클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왜 반도체·방산·우주와 같은 업종이 주도권을 쥐게 되었는지, 그리고 행동재무학 관점에서 개인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나누고 운용해야 하는지를 차분히 짚어보겠다.
"손해 본 것을 인정하는 것이 수익을 인정하는 것보다 어려운 인간의 숙명이 투자 실패의 근원이다.”


자산 배분의 출발점은 언제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나누느냐이다. 인모스트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네 가지 원칙을 사용한다. 목적별로 돈을 나누는 목적 기반(Goal Based) 포트폴리오, 안정적인 축과 공격적인 위성을 구분하는 핵심-위성(Core-Satellite) 구조, 주식·채권·대체 등을 섞는 멀티에셋(Multi Asset), 그리고 개별 종목이 아니라 글로벌 주도업종 ETF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네 가지 축을 함께 쓰면 한 계좌 안에 다양한 성격의 “주머니”를 만들어낼 수 있고, 자연스럽게 리스크를 나누게 된다.
이렇게 구조를 나누는 이유는 복잡한 수학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투자자가 합리적이라고 가정하지만, 실제로 투자 결정을 내려 보면 손실에 대한 감정이 이익에 대한 기쁨보다 훨씬 강하게 다가온다. 손해를 1만큼 봤을 때 느끼는 고통이, 같은 규모의 이익에서 느끼는 기쁨보다 세 배, 네 배 이상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른바 손실 회피 성향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실제로는 “올라가는 종목을 파는” 실수를 반복한다. 다섯 개 종목을 갖고 있는데 하나만 오르고 나머지 네 개가 빠지고 있으면, 대부분은 수익이 난 한 종목을 팔고, 손실 중인 네 종목을 그대로 둔다. 손실을 확정하기가 두려워서다. 2차 전지처럼 많은 투자자들이 크게 손실을 보고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사례가 바로 이런 심리의 결과다. 그래서 목적별로 포트폴리오를 나누고, 계좌와 전략을 여러 개로 쪼개 두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연금, 성장형, 분할성장형, 인컴형 등 여러 바구니를 만들어두면, 어느 한 계좌의 변동성에 마음이 완전히 흔들리지 않고 전체 그림을 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지수보다 과감하고 종목보다 안전한, 산업의 흐름을 타되 기업의 운명에 휘둘리지 않는 길이다.”




투자 수단만 놓고 보면 선택지는 크게 네 가지다.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 특정 이슈를 묶은 테마 ETF, 그리고 IT·헬스케어·에너지처럼 업종 단위로 투자하는 섹터 ETF가 있다.
지수 투자는 장기적으로 시장의 평균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체감상 “재미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퇴직연금에서 지수로 출발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개별 종목이나 테마로 옮겨간다. 그러나 종목 투자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5년간 S&P500이 약 59% 올랐던 시기에 어떤 종목은 20배가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테슬라처럼 널리 알려진 기업조차 그 기간 수익률이 지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개별 종목을 맞히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테마 ETF는 “이 분야가 유망하다”는 기대를 하나로 묶어 투자하는 수단이다. 전기차, 2차 전지처럼 생태계를 기준으로 묶이기 때문에, 한 기업의 실적 부진이 관련 기업 전체 주가를 끌어내리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그래서 상승장에서 수익은 크지만 변동성과 손실 폭 또한 매우 크다.
반면 업종 ETF는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는 업종 분류(GICS 기준 11개 섹터)를 기반으로, 각 업종 내 대표 기업들을 모아 투자한다. 정보기술, 헬스케어, 에너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부동산 등으로 나누어, 해당 업종 내에서 가장 큰 기업들을 한꺼번에 담는다. 여기에 더해 특정 업종 안에서 일부 기업에 비중을 더 실어주는 액티브 ETF까지 활용하면, 보다 적극적인 업종 투자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유틸리티 전체를 담는 ETF보다, 같은 유틸리티 안에서 전력 인프라 기업 비중을 키운 ETF가 같은 기간 더 높은 수익을 내기도 했다. 다만 이 경우 특정 종목 비중이 과도하게 커지고 ETF 내 종목 변경이 잦기 때문에, 정기적인 리밸런싱과 운용 내역 추적이 필수적이다.
인모스트가 중산층 고객을 위해 선택한 길은, 개별 종목 베팅보다는 주도업종 위주의 업종 ETF·액티브 ETF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지수보다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종목 투자만큼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는 길을 찾는 것이다.